땡스투 w.데자와 촬영이 끝나고 편집 단계가 시작되었다. 배우들은 숨을 돌리는 대신 감독 및 편집 스텝들은 더더욱 바빠지는 시점. 물론 일정보다 늘어졌다면 불가능했을 일이었다. 제작부의 열일로 <크레이터>는 감독의 악명에도 불구하고 정해진 스케줄을 딱 사흘 초과했고, 주연 배우들의 기획사는 원래 계획 대로 소속 연예인들의 일정을 돌릴 수가 있었다...
S사, 즉 SP그룹의 본거지라 할 수 있는 인도네시아 지역에는 노련한 수사관이 파견되었음. 오랜 경력을 증명하듯 도착하는 날부터 양질의 전문을 보냈던 그 역시 얼마 지나지 않아 정보가 줄어들었음. 끄나풀이랄까, 심어두었던 소스가 아예 증발해버리는 데는 대책이 없었으니까. 무엇 때문일지 국내의 팀원들과 머리를 맞대고 생각해보니 D의 인니 입국과 끄나풀들의 실...
사흘은 빠르게 지나갔음. 기묘한 시간이었음. 훈은 단을 신경쓰지 않는 듯 행동했지만 단은 훈이 가는 곳이면 어디든 졸졸 따라다녔음. 그러다 말을 붙이면 단답형이긴 해도 대답은 꼬박꼬박 해주었기에 훈의 어머니는 둘 사이의 미묘한 분위기를 전혀 눈치채지 못했음. 훈이 고개를 돌리기만 하면 단이 보였음. 단은 그간의 시간을 보전이라도 하듯 두어 발자국 뒤편에서 ...
훈은 아까부터 진정이 되지 않았음. 거실을 왔다갔다 배회하며 손 거스르미를 연신 물어뜯었더니 어머니가 피곤하면 방에 들어가 쉬라며 등을 떠밀었음. 방에 들어와서도 한참을 헤매었음. 노트북 화면에는 지난달부터 쓰기 시작한 신작의 전개 부분이 띄워져 있었으나 몇 글자를 쓰다가 백스페이스를 눌러대기 일쑤였음. 번잡한 머릿속도 이렇게 지울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학기가 끝나고 해가 바뀌었음. 학생의 삶에서 큰 변화들이 일어나는 시기였음. 어학연수를 위해 휴학을 하거나 군대 갈 준비를 하거나 취업 준비에 들어가거나. 모두가 저마다의 사정으로 바쁜 시기, 단과 훈 역시도 변화를 겪고 있었음. “훈아 이거는 가져갈 거가?” “아. 그건 버릴 거에요. 어차피 안 쓰는 거라.” 훈의 대답에 단이 침실 구석에 처박혀있던 접이...
훈은 눈을 빠르게 깜빡였음. 카메라 플래시는 아무래도 익숙해지지 않았음. 남들보다 동자가 커서 그런지 훈의 눈은 밝은 빛에 유독 약했음. 악순환이었음. 피사체가 눈을 감아버리니 더 찍을 수밖에. 몇 번이고 다시 터지는 플래쉬에 벌써부터 피로가 몰려왔음. 어딜 가나 외모는 일종의 능력이었음. 원래도 베스트 셀러였던 훈의 책은 사인회 이후로 순위가 더욱 높아졌...
자신이 누군지를 모르는 한 남자가 있었다. 사는 데 지장은 없었다. 그가 눈을 떴을 때 주변에 있던 모두가 그를 아껴주었으니까. 그에게 없는 건 그저 기억뿐. 자신이 누군지 너무 궁금했던 남자는 결국 사람들의 만류를 뿌리치고 길을 나섰다. 기억을 되찾을 방법을 찾기 위해. 남자는 많은 사람을 만났다. 어린 아이. 노인. 여자. 남자. 사람이 아닌 이도 만났...
단은 빗소리에 깨어났음. 시간에 비해 바깥이 어둑했음. 출근할 땐 그래도 가랑비에 불과했던 것이 점심쯤 되자 장대비로 바뀌었음. 단은 선 채로 잠시 창밖을 바라보았음. 자연히 훈이 생각났음. 군대 가기 전, 옥탑에 살았을 때. 둘은 비 오는 날을 참 좋아했었음. 학점에도 크게 연연해하지 않고, 미래를 생각하기엔 아직 어렸던 1, 2학년 시절. 단과 훈은 비...
단은 조금 더 범위를 넓혀 조회를 시도했음. 가족관계 서류를 통해 훈의 어머니를 찾고, 또 그녀의 주소지를 추적하는 방법이었음. 실마리가 보이는 듯했음. 2년 전 단이 매 주말 진을 치던 아파트 단지 다음 줄에 생소한 주소 하나가 찍혀 있었으니까. 그렇게 해서 찾아간 주말의 고향은 여전히 텅 비어 있었음. 주소지에 적힌 18평 아파트에서는 어린 아기를 안은...
* 단편 카테고리의 <산토끼 토끼야>를 먼저 읽어주세요. * 별 내용 없으니 너무 기대하고 읽으심 안돼요... 쓰다 보니 녤윙 팬픽이 아니라 <모여라 워너원 동산> 같기도 하고, 뭐 그러네요. 일종의 육아물로 봐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따흐흑. * 본 글에서 지훈이는 사회화가 덜 된 아기 토끼라 발음이 조금 어눌하고 문장 구사가 미숙합...
트위터 @tejava_milkt
자유로운 창작이 가능한 기본 포스트
소장본, 굿즈 등 실물 상품을 판매하는 스토어
정기 후원을 시작하시겠습니까?
설정한 기간의 데이터를 파일로 다운로드합니다. 보고서 파일 생성에는 최대 3분이 소요됩니다.
포인트 자동 충전을 해지합니다. 해지하지 않고도 ‘자동 충전 설정 변경하기' 버튼을 눌러 포인트 자동 충전 설정을 변경할 수 있어요. 설정을 변경하고 편리한 자동 충전을 계속 이용해보세요.
중복으로 선택할 수 있어요.